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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umni Interview

공급망금융 핀테크 기업 Fin2B의 대표이사, 박상순 동문과의 인터뷰

2023-08-04l 조회수 682



[Alumni Interview]

민간, 공직, 학계에 진출해 계신 경제학부 동문들을 인터뷰합니다. 동문들의 학부생 시절, 진로 선택 동기, 현업에서의 고민, 후배 경제학부생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담아 경제학부 학부생에게 폭넓은 진로 탐색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더불어 동문 간 교류가 활성화되기를 바라며 Alumni Interview를 경제학부 홈페이지에 매달 하나씩 게재할 예정입니다.



2023년 7월 초입, 공급망금융 핀테크 기업 Fin2B의 대표이사 박상순 동문(경제학부 88학번)을 인터뷰했습니다.

어떠한 학부 생활을 보내셨나요? 학부생 때 어떤 목표와 비전을 가지셨었는지 궁금합니다. 
▶ 제가 학부생일 때, 저는 경제학자가 되어 보다 좋은 세상을 만들어 가는데 기여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저학년 때에는 주위의 많은 친구들이 학생운동을 하며 보다 적극적으로 세상을 바꾸어 가려 했었지요. 그러나 전 학생운동에 적극적으로 가담하지는 않았어요. 아버지가 경찰 공무원이셨기에 차마 아버지 같은 경찰을 향해 화염병이나 돌을 던질 수 없었거든요. 대신 학과 활동을 하면서 마르크스 경제학도 공부하고 왜 자본주의에 문제가 발생할 수 밖에 없는지 이해하려고 했어요. 물론 이 과정에서 저의 정체성에 대한 혼란도 겪었구요. 하지만 전공으로 경제학을 공부하면서 경제학에 점점 더 흥미를 느끼게 되었어요. 경제학이 어떠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가장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기본적인 접근방법을 제시해줄 뿐만 아니라, 복잡한 세상 현실들을 나름의 관점을 가지고 해석해 볼 수도 있고, 더 나아가 어떠한 목표를 설정하느냐에 다양한 세계관을 반영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철학적 문제에 이를 수도 있다는 점들이 매우 흥미로웠거든요. 그래서 학부 때에는 박사과정을 밟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수학과나 통계학과에 가서 관련 과목들도 많이 공부하고, 또 여러 관점을 다양하게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으로 과에 개설되어 있던 여러 교수님들의 미시와 거시 경제학 강의를 모두 들었었지요. 심지어는 시카고학파의 시각을 좀 더 이해하려고 연세대 조하현 교수님의 강의도 신촌에 가서 들었었어요.
  그러나, 대학교 3학년에 올라가면서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어머니께서 암 선고를 받으시면서 어머니를 모시고 병원에 다니느라 학교생활은 거의 못했습니다. 그해 겨울방학에 어머니께서 결국 돌아가셨고, 겨우 정신을 차려 봄 학기를 더 다니고 나니 이제 대학생활이 허무하게도 1학기 밖에 남지 않았더라구요. 졸업을 할 준비가 안 되어 있던 제겐 쉼표가 필요했죠. 그래서 바로 군대에 입대를 했습니다. 군대 생활을 하면서 졸업 후의 진로를 곰곰이 생각하다보니, 당시의 가정형편 상 내가 경제학자가 되기 위해 공부를 계속하겠다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래서 복학 후 고시공부를 시작했고, 그마저도 여의치 않아서 1차 합격 후 경제적 독립을 위해 바로 취직을 하게 되었습니다. 경제학자의 미련이 남아서인지, 첫번째 직장으로 한화그룹의 제일경제연구소(후에 한화경제연구원으로 개명)를 정해서 거시경제 동향 및 전망을 담당하는 경제연구원으로 재직하게 되었습니다.

제일경제연구소에서 보스턴컨설팅그룹으로 직장을 옮길 때의 터닝포인트가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 
▶ 95년 10월에 제일경제연구소에 입사하여 약 1년 반 정도 근무를 하다, 97년 5월에 보스턴컨설팅그룹으로 직장을 옮기게 되었습니다. 경제연구소에 근무했던 그 시간 동안 그전까진 배우지 못했던 실물경제에 대한 많은 것을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경기종합지수 순환변동치, 산업생산지수, 설비투자지수, 실질실효환율… 이런 용어들을 들어본 적이 있나요? 아마 잘 모를거예요. 사실 나도 그랬어요. 경제연구소에 근무하면서 배우게 되었죠. 이처럼 경제학자가 되고 싶었었고, 경제학을 좋아했던 나에게 경제연구소에서의 하루하루들은 배움이 가득한 정말 즐거운 시간들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러한 즐거움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지나갈수록 왠지 모르는 부족함 내지 허전함이 느껴졌어요. 무엇 때문일까? 내가 내린 결론은 내가 진정으로 원한 것은 더 나은 세상으로 바꿔가는 데 보다 적극적으로 기여하는, 소위 “임팩트”를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거였습니다. 이전에 경제학자가 되려고 했던 것도 경제학을 좋아해서가 아니라, 경제학자가 되면 더 나은 세상으로 바꿔가는데 기여를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에서 그런 거였다는 생각을 했죠. 경제연구소에서의 삶은 그 부분이 정말 아쉬웠던 것 같아요. 사실 97년 1월에는 한국도 멕시코와 같이 IMF 외환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는 리포트를 내기도 했어요. 하지만, 그냥 리포트 출간으로 끝났을 뿐 실제 97년 12월에 그 위기가 닥쳤지요. 그럼 세상의 변화를 보다 적극적으로 드라이브하는 주체는 무엇일까? 저는 기업이라고 생각했어요. 기업들의 변화를 함께 고민해가는 컨설팅 업계에 자연히 관심을 갖게 되었고, 결국 경제연구소를 떠나서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입사하게 되었지요.
  누가 나에게 인생에 있어서 가장 큰 행운이 뭐냐고 묻는다면, 거리낌없이 “BCG 입사”라고 얘기할거예요. BCG에 있었던 18년의 시간동안 너무나 많은 성장을 할 수 있었고, 또 세상에 대한 소위 “임팩트”를 만들어가면서 보람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에요. 물론 BCG에서의 삶은 정말 만만치 않았지요. 정말 무수한 나날들에 밤샘 작업을 하면서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힘든 시간이긴 했어요. 그러나, 다양한 경영 현안들에 대해 BCG가 가진 글로벌 경험들을 토대로 각 클라이언트가 처해 있는 상황에 맞게 해결책을 모색해 나가는 과정에서 진정한 경영자로서의 시각들을 배워나갈 수 있었어요. 또한 같이 일하는 동료 선후배, 그리고 클라이언트 팀멤버들 모두 최고의 사람들이었기에 함께 일하면서 서로 너무나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어지요. 아마 전략 컨설팅이라는 직업이 이러한 성장 잠재력 측면에서 가장 큰 매력이 있지않나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성장 잠재력만으로 BCG 생활을 오래 해나가진 못했을 거예요. 내겐 운좋게도 “보람”이라는 요소가 있었어요. 특이하게도 18년의 컨설팅 기간 중 17년을 금융산업에 대한 일을 했었지요. 그리고 17년 가운데 16년을 Long-term 클라이언트와 지속적으로 일을 해왔어요. 그 클라이언트는 후발주자였던 작은 은행에서 지금은 선도금융그룹으로 성장했지요. 그 성장 과정의 대부분을 컨설턴트로 함께 했던 거죠. 그러다보니 클라이언트와 함께 한국 금융산업에 처음으로 도입하여 타 금융기관들이 벤치마킹을 하면서 하나의 표준이 된 사례들이 이럭저럭 꽤 됩니다. 비록 외국계 컨설팅 회사에서 일해 왔지만, 한국 금융산업에 조금이라도 임팩트를 남길 수 있었다고 생각하면 참 기분이 좋아집니다. 설령 다른 사람이 알아주지 않는다고 해도 말이지요. 그래서 BCG에서의 경험들이 내겐 너무나 소중한 시간들이었습니다.

18년 동안 몸담으셨던 BCG에서 나와 DBK파트너스를 거쳐 핀투비의 대표이사가 되셨는데, BCG를 나오기로 결심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 2010년대 초반에 들어서면서 BCG 내부에서 재미있는 현상들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글로벌 금융 파트너 미팅에 가면, 그 전까지는 선진국 진영과 개도국 진영으로 나누어 케이스 사례들을 논의하곤 했었어요. 물론 난 선진국 진영에 참가해서 한국에 도입하면 좋을 그런 아이디어들을 찾으려고 노력했었지요. 그러나 해당 시기부터 점점 선진국 진영과 개도국 진영의 구분이 없어지고, 의외로 개도국 진영의 금융 파트너들의 발표가 많아지는 현상을 목격하게 됩니다. 이러한 현상을 야기한 건, 바로 “디지털 혁신”이었어요. 이러한 “디지털 혁신”은 금융분야에서 기존 금융 체제가 체계적으로 잘 발달해온 선진국보다, 아직까지 기존 관점의 발달이 더딘 개도국에서 훨씬 빠르게 적용이 되고 있었어요. 선진국의 금융기관들이 “디지털 혁신”을 받아들이기에는 너무나 많은 난관이 있거든요. 생각해 보세요. 거래비용이 적어 수수료를 낮은 모바일 뱅킹으로 전환하려 하면 기존 영업점 채널과 이해 상충이 일어날 수 밖에 없고, 내점고객이 줄어 영업점 인력 구조조정을 추진할 경우 첨예한 노사 이슈도 발생할 수 있거든요. 반면에 기존 금융체제가 발달하지 못한 개도국의 경우에는 모바일 뱅킹, 핀테크 등과 같은 “디지털 혁신”을 적용하는데, 큰 장애요소가 없다보니 그만큼 빨리 진행할 수 있는거죠. 
  당시 한국에서 금융기관 고객들을 대상으로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을 추진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느꼈던 내게 이 사실은 마치 새로운 인사이트처럼 여겨지게 되었어요. ‘아하, 새로운 혁신 추구는 기존 플레이어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보다는 새로운 플레이어가 하는 것이 훨씬 빠르고 효과적이겠구나!’ 때마침, 2014년 10월에 정부에서 인터넷 전문은행에 대한 인가를 신규로 내어줄 것이라는 발표를 했었지요. ‘하늘이 내게 내어준 기회일까?’ 인터넷은행을 만들어서 디지털 혁신을 이끌고 싶다는 생각에 BCG를 2014년말 퇴사하고, 이듬해 초에 ‘DBK 파트너스’라는 회사를 설립했습니다.
  DBK는 Digital Bank of Korea의 약자로, 설립한 회사를 통해 추진하려던 인터넷은행의 가칭이었죠. 당시의 경쟁자들은 지금 인터넷은행 사업을 하고 있는 카카오 뱅크, K-Bank 등이었어요. 이때 인터넷은행 설립을 추진하면서 벤치마킹의 대상은 중국이었어요. 중국은 전통적인 금융이 상대적으로 발전이 더뎠지만, 디지털화는 오히려 빨랐었거든요. 당시에 중국의 인터넷은행은 2개가 있었어요. ‘위챗’이라는 모바일 메신저 플랫폼을 가지고 있었던 ‘텐센트’에 의해 설립된 ‘WeBank’와, ‘알리바바’라는 커머스 플랫폼을 가지고 있었던 ‘앤트 파이낸셜’에 의해 설립된 ‘MyBank’. 이중에 DBK는 커머스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MyBank’ 모델을 근간으로 했어요. 메신저 플랫폼인 카카오는 ‘WeBank’ 모델을 토대로 시장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었죠.
  그러나 머지않아 DBK는 난관에 봉착하게 됩니다. 인터넷은행 출범 시 은산분리라는 규제가 철폐될 것으로 예상하고 비금융기관 주주들을 중심으로 지배구조를 만들어 가고 있었는데, 결국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통과하지 못해 준비해왔던 주주 구성안이 전면 수정되어야 했거든요. 많은 고민끝에 인터넷은행 설립이라는 도전을 포기하고, 대신 공급망금융을 전문으로 하는 핀테크 회사인 ‘Fin2B’를 그해 10월에 창업하게 되었습니다. 규제를 많이 받는 은행보다는 좀 더 운신의 폭이 넓은 핀테크 회사를 통해 디지털 혁신을 해나가자는 생각이었습니다. 사실 공급망금융은 커머스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사업모델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영역이었어요. 어쩌면, 커머스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인터넷 은행을 핀테크 기업을 통해 다른 방식으로 구현해보자는 생각이었는지도 모릅니다.

핀투비의 공급망 금융 플랫폼 서비스에 대하여 학부생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 ‘Fin2B’는 ‘Finance to Business’의 약자입니다. 즉 중소기업 내지 개인사업자들의 자금조달을 지원하는 것을 미션으로 하는 기업이라는 의미이지요. 사실 중소기업들은 사업체 수 기준으로는 약 90%, GDP 기준으로는 절반 수준, 그리고 고용 차원에서는 약 2/3를 차지하면서 각 나라 경제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요. 그런데 이러한 중소기업이 겪는 가장 큰 애로사항 중 하나가 바로 자금조달이에요. 신용도도 취약하고, 담보로 설정할 물건이 제한적이다보니 제도권 금융에서 아예 접근조차 어렵거나, 할 수 있다 하더라도 높은 이자율을 감수해야 합니다. 금융기관의 입장에서도 리스크가 높고, 대출금액이 작은데다가 지역에 산재해 있다보니 채산성이 낮은 중소기업에 자금 공급을 꺼려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공급망금융은 제도권 금융이 중소기업에 자금을 공급할 수 있는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기업 간 거래에서 발생하는 자산, 예를 들어 대기업에 납품한 후에 발생한 매출채권이나, 보유하고 있는 재고자산들을 담보로 활용할 수 있다면, 중소기업이 단기자금을 조달하는데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지요.
  매출채권을 예로 들어보면, 금융기관은 중소기업의 거래상대방인 대기업이 대금 결제를 통해 대출을 상환하는 실질적인 차주 역할을 하기에 부족한 중소기업의 신용을 보강할 수 있고, 하나의 대기업에 거래관계가 있는 다수의 중소기업에 대해 해당 거래를 할 수 있기에 채산성 이슈도 어느정도 해소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매출채권은 무형의 자산이다보니 실제 거래를 통해 발생한 것인지 진위성 여부도 판별해야 하고, 이중 양도에 따른 리스크도 관리해야 합니다. 또한 매출채권 자체가 1~3달의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이다보니 이를 담보로 하는 대출도 신속하게 처리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거래 관계자인 구매기업과 판매기업, 그리고 금융기관이 시스템에 기반해서 상호 간의 정보를 공유하고 신속하게 대출 신청, 결제/상환 처리 및 관련 법적인 처리가 되지 않으면 시장이 형성되기 어렵습니다. 이에 Fin2B는 공급망금융 플랫폼 서비스를 금융기관에 제공하여, 판매기업과 구매기업, 그리고 금융기관을 효율적으로 연계하여 정보를 교환하고, 신속하게 대출 처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제반 프로세스를 체계적으로 지원합니다. 이를 통해 중소기업들은 보다 효율적으로, 그리고 보다 저렴하게 단기자금을 제도권 금융으로부터 조달할 수 있게 됩니다.

현재 핀투비의 베트남 현지화에 집중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핀투비의 서비스 대상을 동남아, 특히 베트남으로 설정하신 이유/계기가 있나요?
▶ 한국의 경우, 2000년대 초반에 정부 주도에 의해 각 은행에 전자방식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이라는 상품이 출시되어 중소기업의 매출채권 유동화 시장을 확대하는데 큰 기여를 해왔습니다. 이 때 각 은행들은 해당 상품 운용을 위해 시스템을 구축하여 효율적인 운영체계를 구비하였고, 또한 정부 차원에서도 대기업의 참여 확대를 위한 각종 인센티브를 마련하여 실행하였습니다. 그 결과, 한국이 고도성장을 해나가던 그 시기에 자금공급이 필요했던 중소기업들을 대상으로 자금조달상의 애로를 해소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었죠.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신흥경제는 공급망금융의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은 지역입니다. 공급망은 주로 제조업, 유통업, 그리고 건설업에서 주로 형성되는데, 글로벌 제조 기반이 중국에서 동남아로 이전하고 있고, 인구가 많은데다 경제가 고성장하다보니 유통업이 급성장하고 있으며, 도시화의 진전에 따라 건설업도 호황을 누리고 있거든요. 하지만, 현지 금융기관들이 상대적으로 영세하고 경험이 많지 않다보니, 공급망금융이 주로 수기 처리에 의존해서 별로 발달하지 않고 있어요. 여기에서 기회를 본겁니다. 클라우드 서버를 통해 현지 규제 및 거래관행에 최적화된 공급망금융 플랫폼을 각 나라별로 구축하고, 해당 지역의 현지 금융기관들이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구독형 수익모델을 창안했어요. 이를 통해 베트남, 인도네시아, 그리고 인도 시장에서 우선 현지에 있는 한국계 금융기관들을 대상으로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현지 로컬 금융기관들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확대시켜 나가고 있습니다.
  한편, 이러한 플랫폼을 운영하다 보면 다양한 비즈니스 자산들이 축적됩니다. 먼저 구매기업과 판매기업 간의 거래데이터,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한 대출 데이터가 플랫폼에 쌓이게 됩니다. 매출채권은 판매기업 입장에서는 실질적인 매출 데이터입니다. 재무제표의 신뢰도가 낮은 상황에서 실질적인 매출 데이터, 그리고 대출 관련 데이터는 신용평가에 매우 유용한 정보가 될 수 있습니다. 또한 무수한 기업들과 금융기관과의 접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매우 큰 자산이지요. 거래 관련 각종 부가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채널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비즈니스 자산들을 토대로 향후에는 AI 기술을 접목하여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 무형자산인 매출채권을 디지털 토큰화하여 B2B 결제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하고, 할인도 보다 용이하게 하는 차세대 공급망금융 플랫폼 서비스를 국내시장에 출시하는 것도 현재 준비중이에요. 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은데, 여력이 넘 부족하고 시간이 넘 빨리 지나가서 걱정도 많습니다.

학부생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감명 깊게 읽은 책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 사실 창업을 해서 사업을 키워간다는 것이 정말로 쉬운 일은 아니에요. 지난 8년간 정말 죽도록 힘들었거든요. 물론 지금도 힘들어요. 아무것도 없는 백지에서 시작하는 것은 잘 짜여진 대기업에서 일하는 것과는 천지차이에요. 누군가 그러더라구요. 아이디어를 창안해내는 것이 1의 어려움이라면,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것은 10배 어렵고, 아이디어를 실현해 내는 것은 100배 어렵다고. 사업을 한다는 건 제한된 자원을 가지고서 아이디어를 창안해서 구체화하고 실현해 내는 것이거든요. 정말 죽을만큼 힘들고, 외로운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사업을 하면서 도움과 위로를 받았던 책은 이나모리 가즈오 선생님의 “왜” 시리즈였던 것 같습니다. ‘왜 리더인가?’, ‘왜 사업하는가?’, ‘왜 일하는가?’ 등이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
  사실 독서는 각자 필요한 영역을 보충하기 위해 책을 선택하다보니 그때 그때마다 읽고 싶은 책이 달라지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학부생들에게 어떤 책을 추천해줘야 할 지 잘 모르겠네요. 다만, 학부 때에는 미래 진로를 생각해야 하는 시기이니 본인이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는데 도움을 많이 주는 책들을 읽으면 좋을 것 같아요. 대학생 때 어머니를 일찍 여의고 나서 어떻게 살아야 하나 하는 고민을 할 때, 몽테뉴의 수상록을 읽으면서 나도 언제 죽을지는 모르지만, 죽는 날조차도 활기차게 살다가 가야지 하는 생각을 했던게 기억에 어렴풋이 나네요.

평소 즐겨보는 매체 혹은 저널이 있으신가요? 이중 학부생들에게 추천할 만한 매체가 있다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사실 사업을 하다보니, 세상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를 모르고 일에 함몰되어 있을 것 같은 두려움이 듭니다. 그래서 시간이 나는 대로 새로운 기술, 사업모델, 그리고 경영환경 변화 등에 대한 내용을 알아보려 합니다. 내가 컨설팅 회사 출신이다보니, BCG, 맥켄지, 그리고 Bain에서 정기적으로 보내주는 Perspective들이 이러한 변화를 모니터링하는데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아요. 여러분들도 각 컨설팅 회사의 웹사이트를 통해 관련 동향, 리포트들을 틈틈이 읽어보면 세상의 변화를 이해해 가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어떤 학부생들에게 컨설팅 업계를 추천하시나요?
▶ 어떤 사람에게 추천한다기보다는… 각자가 본인이 어떻게 살고 싶은가를 고민해서 직장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앞서서도 말했지만 개인적으로 컨설팅 회사에서 일한 것을 행운이라 생각해요. 크게 세가지 이유를 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우선 나의 성장 가능성을 최대한으로 끌어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짧은 기간 동안 특정 사안에 대해 클라이언트 회사의 경영진이 수용할 수 있는 가시적인 결과물을 만들어 내야 하는 직업이다보니 대기업에 취업해서 일할 때보다 단기간내에 배울 수 있는 점이 훨씬 많다고 생각해요.
  두 번째로는 사람이에요. 선후배 동료 모두 정말 스마트한 사람이기에 함께 일하면서 보고 배우는 것이 참 많죠. 또한 시간이 지나고 보면 친했던 사람들이 다들 각 업계에서 잘 나가는 사람이 되어 있어서, 자연스럽게 네트워크도 좋아진다고 할 수 있죠.
  세 번째로는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내면서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는 점이에요. 저의 경우 BCG에서 일한 대부분의 시간 동안 금융과 관련된 일들을 했는데, 은행에 갈 때마다 ‘저것은 내가 맡았던 프로젝트에서 최초로 도입한 시스템인데’ 같은 생각이 나면서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죠.
  물론 단점도 있죠. 지속적으로 자신을 증명해야 하기에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워라밸도 결코 좋은 직장은 아니에요. 결혼식을 올리고 신혼여행도 바로 못 갔다고 말한다면 믿으시겠어요.(웃음)

금융플랫폼 서비스에서 점점 AI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고 AI 기술을 플랫폼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자 하신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문과로서 AI 관련 기술을 공부하는 것이 힘드시지는 않았나요?
▶ AI가 어려운 게 아니에요. 통계학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으면 AI도 비교적 수월하게 공부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요즘 문과생들한테 제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현대 사회는 디지털 사회이기에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 끊임없이 관심을 가져야한다는 거에요. 핀테크에 종사하려면 테크(technology)를 아는 것이 중요해요. ‘핀’(finance)만 안다고 핀테크 사업을 할 수 있는게 아니니까요. 제가 기술에 대한 지식이 별로이 없으니 처음에는 개발자들과 플랫폼을 개발 할 때 어려움이 많았죠. 그래서 사업 초기에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무료 코딩 교육을 퇴근하고 밤마다 6개월간 받았어요. 적어도 개발자들과 의사소통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죠. 모르는 부분은 계속 물어보면서 배웠고요. 여러분들은 저보다 더 디지털 시대에서 살아갈테니까 문과라고 기술을 멀리할 것이 아니라 늘 가까이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코딩도 배워보고 chatGPT나 블록체인 등의 기술도 알아보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경제학부 학부생들에게 인생 선배로서 한 마디 말씀 부탁드립니다.
▶ 사실 인터뷰 요청을 받았을 때, 많이 망설여졌어요. 내가 그다지 성공한 사람도 아니고, 내세울 것이 많은 사람도 아닌지라. 하지만,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 도전하는 삶을 살려고 노력해온 나이기에 이런 삶을 공유하는 것도 조금이나마 의미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인터뷰에 응하게 되었어요.
  난 여러분들이 오늘 죽더라도 후회 없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어요. 내게 언제 가장 행복했는지 물어본다면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하루하루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을 때’라고 답할 것 같아요. 돈을 많이 벌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은 많지 않았던 것 같아요. 아무리 부자라도 하루에 밥 세끼 먹는 건 다르지 않을 거예요. 경제력에 따른 차이는 그다지 큰 것 같지 않아요. 오히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보람되게 사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그러기에 학부 때에는 내가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해보고 그에 맞는 진로를 찾아보았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좀 더 틔어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제 주변의 전형적인 경제학부 학생들은 공부 열심히 해서 공무원이나 전문직 등 비교적 안정된 삶을 사는 사람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그래도 여러분 중에서는 도전의식을 가지고 세상을 바꾸는 사람이 나와 주었으면 좋겠어요.
  역사를 살펴보면 똑같은 한 평생을 살더라도 세상을 바꾼 위대한 사람들이 많이 있어요. 한글을 발명한 세종대왕이 우리보다 더 오래 산거는 아니잖아요. 어떤 꿈을 목표로 설정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해야만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해요. 부딪혀봐야 배울 수 있어요.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보다 넓은 세상을 바라보며 무엇을 성취하고자 하는 목표를 가지고 끊임없이 도전하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제가 좋아하는 영어단어를 소개해주고 싶은데, tenacious(집요한)이라는 단어에요. 여러분들이 각기 설정한 목표를 향해 도전해보는 삶을 살아가길 바라요. Good Luck!!!




기획/편집: 이윤경, 오한결, 주민정

진행: 이윤경, 주민정
제작: People of Econom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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