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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umni Interview

에어비앤비 한국 컨트리 매니저, 서가연 동문과의 인터뷰

2024-01-17l 조회수 422



[Alumni Interview]

민간, 공직, 학계에 진출해 계신 경제학부 동문들을 인터뷰합니다. 동문들의 학부생 시절, 진로 선택 동기, 현업에서의 고민, 후배 경제학부생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담아 경제학부 학부생에게 폭넓은 진로 탐색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더불어 동문 간 교류가 활성화되기를 바라며 Alumni Interview를 경제학부 홈페이지에 매달 하나씩 게재할 예정입니다.



찬바람에 옷깃을 여미는 2023년 11월 말, 에어비앤비 한국 컨트리 매니저 서가연 동문(경제학부 02학번)을 인터뷰했습니다.

어떠한 학부 생활을 보내셨나요? 학부생 때 어떤 목표와 비전을 가지셨었는지 궁금합니다. 
▶ 대학 입학 후 처음으로 제 인생에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주어졌어요. 제 대학생활은 제가 하고 싶은 것을 이것저것 다 해봤던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저는 서울대학교 국제금융재무학회(IFS)에서 열심히 활동했어요. 거기서 일본의 게이오대학교, 대만의 국립정치대학교 등과 같이 하는 GPAC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재미있어서 열심히 참여하고, 또 UC Berkely로 썸머 스쿨도 갔었어요. 그때부터 항상 국외에 관심이 많았어요. 또 직업적 실무에도 관심이 많아서, 다른 친구들과 달리 인턴십 활동들을 굉장히 많이 참여했어요. 진로에 대한 막연함과 나의 적성에 대한 궁금증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제 대학 생활의 큰 두 키워드는 ‘국제’와 ‘실무’라고 할 수 있겠어요.

학과 졸업 후 미국 펜실베니아대학교 와튼 스쿨에서 경영학 석사(MBA) 학위를 취득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MBA를 가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 제 첫 직장이 베인앤컴퍼니(Bain&Company)였어요. 그 곳에 계신 많은 분들이 MBA를 경험하신 것을 보며 저도 자연스레 MBA를 가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한국에서만 일하기보다는 글로벌한 커리어를 쌓고 싶어서, MBA를 통해 나의 글로벌 시장에서의 레퍼런스를 취득하고자 했죠. 그런데 조금 특이한 점은 MBA를 가기 전에 런던에서 1년동안 공부해서 현대 미술 큐레이션 학위를 받았어요. 뜬금없는 선택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평소에도 미술이나 건축 등에 엄청 관심이 많았던 제게 좋은 경험이 되었어요.

외국인으로서 어떻게 미국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처음에는 당연히 경쟁력이 없을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좋은 애티튜드, 즉 성실함이 중요한 것 같아요.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고, 함께 일을 할 때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 주니어 때는 중요하죠. 그리고 점차 경험이 쌓이면 나만의 리더십 스타일, 내가 더 기여할 수 있는 부분 등 나만의 강점을 갖출 수 있게 돼요.

미술을 엄청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자신만의 취미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 네,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의 미술, 디자인, 건축 등에 대한 흥미가 제가 에어비앤비에 오게 된 이유와도 관련이 되어 있는데요. COVID 19때 우연한 기회로 한옥 스테이를 해봤었는데, 그때의 경험이 매우 좋은 기억으로 남아서 직접 한옥을 지었어요. 그런데 항상 가 있을 순 없으니 에어비앤비에 호스팅을 시작했고, 결국은 지금 슈퍼호스트까지 됐죠(웃음). 그때부터 에어비앤비에 관심이 생겨서, 지금은 여기서 일도 하고 있고요. 뭐든 관심 있는 게 있으면 그 작은 가지들이 모여서 하나의 사람을 전인적으로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꼭 업무나 커리어에 도움이 된다고 말할 순 없지만,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주죠. 여러 방면에서의 안목과 관점을 키우면서 일할 때 영감이 되기도 하고요. 결국은 삶을 여러 방면으로 발전시켜보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커리어 전반에 도전적인 모습이 많이 보여요. 어떻게 도전적인 애티튜드를 계속 유지할 수 있었는지 궁금해요.
▶ 가장 큰 것은 성격과 가치관인 것 같아요. 저는 risk-taking을 별로 두려워하지 않아요. 커리어 공백을 갖는 것에 대해서도 별로 두려움이 없어요. 그런데 우리 학교 학생들은 지나치게 risk-taking을 두려워하는 경향이 있어요. 그것이 하나의 차별점이 된 것 같아요. 또, 저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좋아해요. 혼자서 했을 때는 성취할 수 없는 것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가치를 만들어냈을 때 보람을 느끼고, 그것이 제가 일을 하는 이유에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가치가 창출되는 곳들을 찾아다니고 새로운 것들에 관심이 많아요. 그래서 한 곳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디즈니 플러스, 구글, 틴더, 리디, 현재는 에어비엔비까지 여러 글로벌 기업에서의 마케팅을 담당하셨어요. 어떤 기준을 가지고 새로운 곳을 찾아가시는지 궁금합니다.
▶ 일을 할 때 크게 3가지를 봐요. 나와 같이 일하는 사람, 내가 제공하는 서비스와 제품, 내가 속한 산업을 봅니다. 당연히 좋은 서비스와 제품을 제공해야 되고, 산업이 제대로 성장하고 있는지, 혹은 성장 가능성이 있는지가 중요하죠. 그런데 그중에서도 특히 사람, 회사 문화를 빼놓을 수 없어요. 결국은 제 하루하루를 결정하는 가장 큰 부분이기 때문이죠. 학부생 때 경영윤리, 조직관리 등에서 배우는 조직 문화가 당시에는 체감도 안 되고, 실체가 없다고 느껴져서 잘 와닿지 않았어요. 그런데 일을 하면 할수록 조직 문화의 중요성을 정말 실감하고 있습니다. 3가지를 항상 생각하지만, 경중을 따지자면 사람과 문화가 큰 비중을 차지해요.

올해 11월에 에어비앤비의 한국 컨트리 매니저에 선임되셨어요. 현재 에어비앤비에서 어떤 일을 하고 계신지 간략하게 설명 부탁드립니다.
▶ 한국의 에어비앤비의 비즈니스 운영을 총괄하며, 회사의 전략과 비전을 현지 시장에 맞게 수립 및 실행하는 역할을 맡고 있어요. 한국 시장에서의 성장과 발전을 촉진하고, 현지 팀 및 여러 이해관계자들과 협력 관계를 구축하며 에어비앤비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세계 각국 한 달 살기처럼 거주지가 무한한 변동성을 지니는 새로운 주거 형태가 나타날 것이라는 말이 있어요. 이와 관련해서 에어비앤비가 노력하는 부분이 있나요?
▶ 저희 회사는 특이하게 ‘Live and work anywhere’이라는 사내 정책이 있어요. 여기서 일하는 직원들은 굳이 오피스에 나오지 않아도 되고 어디서든지 일할 수 있죠. 실제로 서울 오피스 소속이지만 제주도에서 살고 있는 분도 있고, 포르투갈에서 한 달 살기를 하고 계시는 분도 있어요. 코로나 때 장기숙박이 엄청 많이 늘어났었는데, 그때 remotely, virtually 일하는 세상이 많이 실현된 것 같아요. 그렇게 거리와 무관한 삶을 회사 측면에서도 많이 지원하고 중요시하고요.

다른 사람과 함께 일하실 때 어떤 부분을 중시하는지 궁금합니다.
▶ 저의 리더십 스타일은 간단히 말해서 ACE에요. 여기서 A는 Authenticity, C는 Courage, E는 Empathy에요. 진정성이 있어야 상호간 신뢰와 존중이 가능해지고, 똑같은 일을 하기보다는 두려워도 새로운 일을 시도하려고 하고, 바쁘다고 감정을 잃지 않도록 해요. 특히 사람들은 Empathy가 있을 때 안정감을 느끼기 때문에 제가 의도적으로 노력하는 부분이기도 하죠. 그리고 무엇보다도 에이스라는 말뜻처럼, 해야 되는 일들을 제대로 해내는 것이 우선되어야겠죠.

마지막으로, 경제학부 학부생들에게 인생 선배로서 한 마디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미 똑똑하고 훌륭하니 조금 더 자유롭게 탐색하며 살아보세요! 저는 행동력이 강해서 하고 싶은 것들은 많이 해보며 살았는데, 엄청 재미있었어요. 또 이 경험들이 쌓여서 결국 다 피가 되고 살이 되더라고요. 아무런 연이 없어도 어떻게든 기회를 찾아서 하고 싶은 일을 하면, 또 연이 닿아서 계속해서 기회의 폭이 넓어져요. 스스로에게 의식적으로 자유를 주고, 걱정하며 살기보다는 탐색하는 삶을 살면 좋을 것 같아요.

(학생들이 자유를 찾다 방황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방황하지 않고 자유롭게 길을 개척해나갈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오히려 방황해도 괜찮습니다. 제가 MBA를 마치고 샌프란시스코의 스타트업에서 일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길을 잃고 방황한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MBA를 졸업하고 연봉을 올리고 큰 회사를 가는 친구들과 달리, 저는 작은 스타트업이다 보니 사소하고 힘든 일까지 다 직접 하며 하루하루가 고됐었어요. 혁신이 있다고 생각했고, 관심이 있어서 왔는데 너무 힘드니까 확신이 제대로 서지 않았어요. 돌이켜보면 그때 모바일 관련 경험이 많고, 퍼포먼스 마케팅의 기초를 전부 알고 있었던 게 추후에 구글, 틴더, 디즈니 플러스, 리디 등에서 일할 때 정말 많은 도움이 됐어요. 당시에는 미래가 안 보이니까 방황이라고 생각했지만, 다 피와 살이 되는 경험과 지혜로 돌아왔어요. 또 큰 회사와 작은 회사를 모두 경험해 본 것도 큰 자산이 됐죠. 방황을 하더라도 그 모든 것이 다 경험이기 때문에 괜찮다고 말하고 싶어요.





기획/편집: 이선우

진행: 이선우, 김명진
제작: People of Econom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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